2018년 회고
요약
올해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스스로에 대한 상상력이 너무 풍부했고, 자신의 능력을 너무 신뢰했다.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가 이렇게 낮으니 한 해의 끝에서 앞이 아닌 뒤를 돌아볼 수밖에 없는 듯하다. 내년에는 스스로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타인에 대한 친절함으로 어제가 아닌 다가올 내일에 대한 기대를 회고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. 올해는 여전히 미숙했고 수고했던 한 해였지만, 잘 돌봐준 마님 덕분에 후회없는 한해였다.
대학원 수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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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학원을 수료했다. 성실하게 과정을 수료하는 게 1차 목표였고, 졸업시험과 외국어 시험 등 졸업에 필요한 준비를 하는 것이 2차 목표였다. 논문을 제외하곤 졸업에 관련된 거의 모든 준비를 끝냈다. 논문을 발표하고, 졸업논문을 쓰는 과정이 남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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회사와 함께 대학원 과정을 진행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이 남는다. 중요도가 거의 비슷한 일을 함께 병행하다 보니 스스로 세워둔 도전과제는 어느 것 하나 이루지 못했다. 두 가지 모든 것을 손에 쥘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, 두 가지 모두를 손에서 놓칠 거란 상상도 하지 않았다. 하지만 해보고 싶었던 공부를 할 수 있었고, 도전해 보고 싶은 몇 가지 주제도 생겼다. 해보고 싶었던 주제에 집중하지 못하고, 주어진 과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아쉬움이 크다.
변명을 위한 괜한 바쁨
올해 가장 반성해야 하는 것은 '시간 관리'에 소홀했다는 점이다. 내년부턴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는 게 아니라,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시간 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야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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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간 관리에 철저하지 못했다. 회사와 학업을 병행하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시간을 소비하기보다는 들이닥치는 일에 시간을 소비 당했던 한해였다. 나에게 제일 필요한 외국어와 운동은 뒷전이 되었고 그 대가는 체력과 집중력으로 이어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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집중력이 떨어지고 살이 쪄서 허리가 아프고 체력이 떨어지는 이 모든 악순환은 시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. '어쩔 수 없어, 시간이 없었거든'이라는 변명을 위해서 회사와 학업을 병행하는 것 같았다. 한마디로 요약하면 비겁한 변명으로 올 한 해를 보냈다.
마님과 함께!
- 결혼하고 하루하루 즐겁다. 시간 관리의 실패 덕분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순 없었지만 작은 시간을 모아서 근처에 바람 쐬러 다니고, 가까운 마트에서 재료를 사서 식사를 하고, 둘이서 자전거를 타고 빵을 사러 가는 등 둘이서 손잡고 알차게 좋은 시간을 보냈다. 내년에는 조금 더 넉넉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. 이렇게 좋은 줄 알았으면 더 일찍 할 걸 그랬다.
야호! 드디어 출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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입사와 동시에 진행했던 회사의 프로젝트가 2018년의 끝자락에서 출시되었다.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우리 팀 전체가 열심히 했고 최소한 2018년에 출시할 수 있어서 한시름 놓았다. 출시가 끝이 아니고 시작이긴 하지만 그래도 결승전 없는 마라톤을 뛰는 느낌이었는데, 한 번 정도 숨을 가다듬고 신발끈을 다시 조일 수 있는 시점을 줘서 생각하지 못했던 큰 성과라 할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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앞으로 이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회사의 대표님들이 결정하시겠지만, 이제는 실제 사용자를 마주하고 그들의 요구사항을 들어볼 기회와 조금은 불안정한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안정화해야 하는 걱정이 함께 밀려오지만 그래도 출시했다는 점에선 마냥 즐겁고 기쁘다. 잘 만들어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,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출시를 해서 얻을 수 있는 더 많은 기회와 경험을 기대해본다.
스스로 자초한 기술 퇴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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체력이 저하되고, 집중력이 분산되기 시작하면서 코드 품질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. 코드 작성 비율도 낮아지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해도도 줄었다. 이 모든 결과는 앞서 말한 '시간 관리'의 실패 때문이라 할 수 있지만, 그런데도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돈을 버는 입장에서 해당 업무의 기술이 저하되는건 개인적으로 큰 문제라 할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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코드 품질을 요구하고 끈질기게 요구하고, 설득해서 코드를 관리하는 방법을 관철했어야 했음에도 커뮤니케이션 부족, 문화적 차이,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코드 품질을 높이기보다는 기능 구현에 집중하다 보니 코드 품질이 급격하게 나빠졌다.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기술을 퇴보 시켰던 행동이다. 코드 품질이 나빠진다면 미래를 계획할 순 없을 테니,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최대한 경계해야 한다.
근면했으나 성실하지 못했던 아쉬운 공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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개인적인 공부를 수요일과 금요일에 꾸준히 진행했다. 약 40회 정도의 스터디를 진행했고
Node.js
,Vue.js
,Kotlin
등 몇 가지 주제로 진행했다. 근면하게 스터디를 진행했지만 간단한 프로젝트 하나 완성하지 못했다. -
근면했으나 성실하기만 했다.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. 하지만 가볍게 사용하던 기술을 근면하게 공부한 결과 해당 기술에 대한 이해도는 조금 높아졌다. 특히 12월에
Vue.js
로 회사의 홈페이지를 구성할 때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. 근면도 그 나름의 성과를 주지만, 효율에 조금 더 신경 써봐야겠다.
편중된 독서
- 대부분의 책이 기술서적에 몰려있다. 그리고 논문을 주로 읽고 정리하다 보니 독서의 질과 양이 급격하게 나빠졌다.
로마인 이야기
,그리스인 이야기
등 흥미 위주의 인문학책을 주로 읽었다. 그리고 대부분의 독서 노트는 기술서적을 중심으로 작성하게 되었다. 다채로운 분야의 책을 읽고 싶었지만, 종이책을 들고 다니지 않고 리디북스를 주로 사용하다 보니 리디북스에서 판매하지 않는 책을 덜 읽게 되면서 분야가 편중되었다. 전자책 시장이 커졌으면 좋겠지만, 일단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지 못했던 점은 조금 아쉽다.